문화원 활동
경계를 건너는 존재들 : 불의 기운을 지닌 붉은 말 (대례)
- 게시일2026.02.20.

대례
조선 시대에는 사회적 신분 질서와 경제적 여건 때문에 평민이 말을 타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말을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했을 뿐 아니라, 말은 권위와 신분을 상징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에 관습적으로도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평민이 말을 탈 수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바로 혼례였다. 조선 시대의 혼례는 보통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가서 예식을 치른 뒤 신부를 데리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때 신부는 가마를 타고 이동하고, 신랑은 말을 타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평민 신랑 역시 혼례를 위해 처음 처가로 가는 ‘초행’ 길에서는 관복을 갖춰 입고 말을 탈 수 있었다. 이는 혼인이 개인과 가문 모두에게 매우 중대한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혼인은 ‘인륜지대사’라 불릴 만큼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로 인식되었고, 이러한 의미 때문에 혼례라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평민이 말을 타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었다.